2009년 10월 30일
악법도 법? 불법도 법!
"불법은 있었지만 무효는 아니다"
29일 미디어법 판결은 이 땅의 '법치' 수준을 여실히 드러냈다. '법치'의 왜곡은, '누구도 법 이외의 것에 의해 지배되지 않는다'는 법의 지배원칙을 무너뜨리면서 시작되었다. '주권자도 법의 지배에 복종해야 한다'는 전제는, 전과14범의 대통령이 선출되면서 부정되었다. '경제 외에는 묻지 말라'는 그의 호소가 도덕과 법의 기준을 가뿐히 넘어선 것이다.
그로부터 법치는 '법을 지키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의 용도로 사용되었다. 29일 헌재는 '법치'의 바탕에 '몰염치'의 색을 입혔다. 수단과 과정이 정당해야 목적이 정당화된다는 도덕률은 무참히 깨졌다. '악법도 법'이라는 불평은 '불법도 법'이라는 현실 앞에 초라해졌다.
서양문화사 <새벽에서 황혼까지>의 저자 자크 바전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는 세 가지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것에는 '의사들의 장사꾼화'와 '기자들의 속물화'에 '법관들의 모리배화'가 하나 더 추가된다. 조금 섬뜩하긴 해도 자크 바전이 저서에 남긴 말을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법률가는 더 이상 훌륭한 법률가와 비열한 법률가로 양분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의 <헨리 6세>에 나오는 "법률가는 모조리 죽여야 한다"는 대사는 이제 관용어로 자리 잡았다"
"위조지폐는 맞는데, 화폐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노회찬은 이 우스꽝스러운 작태를 날카롭게 꼬집었다.
이어진 누리꾼들의 재치는 그 정확한 지적에 씁쓸함마저 느낀다.
"술은 먹었으나 음주운전은 안했다"는 말로 연예활동을 중단한 김상혁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대한민국 법치의 현실 역시 안타까울 뿐이다.
"돈은 받았지만 당선무효는 아니다"
"판결은 했지만 헌법과 양심에 따른 것은 아니다." - 하얀새
"4대강을 죽여도 강이 없어진 것이 아니므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 커디어스
"강물을 막고, 강바닥을 파지만 대운하는 아니다!" - 케이프타운
"서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친서민 정책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 빼빠
"대통령이 됐지만, 대통령이 아니다." - 달팽이
"낳아준 건 맞지만, 당신이 내 아빠가 아니다."
"내가 너를 낳았지만, 나는 네 엄마가 아니다."
"물건은 훔쳤지만, 절도죄는 아니다."
"강제로 너의 몸은 만졌지만, 성추행은 아니다."
"대리시험으로 서울대 합격했지만, 그 합격은 유효하다." - 폐인28호
"간첩질은 했으나, 간첩은 아니다." - 들사람 얼
"강간은 불법이나, 이미 저질렀으니 무죄다." - 루카토
"한일합방은 절차상 문제가 있었지만, 무효는 아니다." - 짱구단심
"당선은 됐지만 대통령은 아니다!"
# by | 2009/10/30 22:05 | 트랙백(1) | 덧글(3)




